*방송일시:2016년02월29일 08:23
*방송다시듣기 : http://www.kbs.co.kr/radio/1radio/hello/replay/2449649_81229.html
“역대 최강 안보리 대북제재안.
실질적 대북압박 효과 있을까?”
[홍지명] 역대 최강의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은 조만간 채택될 걸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강력한 대북제재안과 함께 한반도 평화협정 이슈도 새롭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를 둘러싼 북한의 반응을 예상해보고 또 한반도 정세도 분석해보겠습니다. 고려대 북한학과의 남성욱 교수가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남성욱]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이 당초는 빨리 될 것 같더니 이번 주까지 넘어왔는데 러시아가 제동을 걸고 있다고 해요. 좀 무난히 통과될 수 있습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남성욱] 러시아가 아무래도 안보리 상임이사국이기 때문에 러시아의 동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일단 러시아는 두 가지 이유로 약간 지연전술을 쓰고 있는데요. 우선 미·중이 대북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데 대해서 한반도 지분을 갖고 있는 러시아가 소외된 데 대해서 불만의 표시로 볼 수 있고요. 실무적인 차원에서는 이번 결의안에 각 회원국들이 결의채택 후에 90일 이내에 제재이행을 위한 조치를 보고하게 돼있습니다. 러시아입장에서는 이 제재가 그대로 확정이 되면 불법행위를 용인했다는 비판을 받고 앞으로 추가행동도 취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빠져나갈 경로를 찾고 또 미·중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이는, 양 측면에서 지금 지연전술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홍지명] 그렇군요. 그렇다고 해도 러시아 계속 이렇게 발목을 잡진 않겠죠?
[남성욱] 예, 명분이 없기 때문에 이번 주라는 표현을 러시아 대사가 쓰고 있는데 아마 오늘은 좀 어려워서 2월은 넘길 것 같고요. 3월 1, 2, 3일 중에 아마 통과가 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홍지명] 정부는 이런 얘기를 합니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따른 군사제재 이후에 20여 년 만에 유엔안보리가 내놓은 가장 강력한 제재다, 이렇게 평가를 하던데 남 교수께서도 동의하십니까?
[남성욱] 예, 일단 지금 초안들이 회람되고 있는데 저희가 비공개로 구해보니까 A4용지 22장의 분량입니다. 정말 양에서는 역대 최강이라고 볼 수 있고요. 또 내용 측면에서도 장관급 인물을 포함하는 등 기관인물들에 대해서도 사람을 나열해서 제재를 하고, 금융, 원유 수출중단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돼있기 때문에 정말 역대 최강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이게 이제 북한이 느끼게 될 고통지수와 과연 비례할 것이냐, 즉 북한입장에서는 이것이 돈줄 차단으로 이어져서 비핵화에 손을 들고 나오는 것이 안보리제재의 목적인데 그것이 상관관계가 직접 있을지에 관해서는 앞으로 이행여부가 결국은 주목이 되지 않겠나, 그런 측면에서 당초의 안과 이행여부를 조금 지켜봐야 된다고 봅니다.
[홍지명] 문제는 당초 목표로 하고 있는 북한의 핵실험이라든지 미사일개발과 같은 곳에 들어가는 돈줄을 죄야 되겠다는 것 때문에 제재안도 나온 건데, 이번엔 확실히 북한의 돈줄을 죌 수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남성욱] 예, 돈줄을 많이 찾아냈습니다. 한국도 기여했다고 나오죠. 그래서 돈줄 경로는 다 발견을 했는데 이 돈이 흐르는 것을 결국 사람이 하고 결국은 90%가 중국과 러시아가 관건을 가지고 있죠. 중국 단동이 이런 북·중 간 거래의 70% 이상을 담당하는데 현지 무역상들의 재밌는 표현이 있습니다. ‘상유정책 하유대책’ 즉 위에서는 정책을 하면 현장에서는 대책을 세운다, 이 얘기는 뭐냐면 제재를 위에서 결정하지만 현장에서는 그것을 피해나가는 여러 가지 조치를 통해서 자신들의 입장에서는 생업도 연결되기 때문에 많이 피해나가겠다는 표현을 쓰고 있기 때문에 돈줄을 죄는 경로는 찾았지만 그 경로를 막는 것에 관해서는 앞으로 이행의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홍지명] 아까 남 교수께서 북한이 느끼게 될 고통지수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이 제재가 강력해지더라도 북한정권은 또 다른 주민들의 고혈을 빨면서 고통을 피해가고 결국은 북한주민들만 더 고통스러워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일면 드는 게 사실입니다. 어떻습니까?
[남성욱] 사실 개성공단을 저희가 전면중단해서 연 1,320억 원의 임금을 차단했는데 일단 5만 4천 명의 개성공단 북한근로자와 20만 명의 북한주민의 생계가 일단 어려워졌죠. 그중에 70%가 평양으로 들어가는데 70%의 평양도 피해를 보지만 30%의 북한주민도 피해를 보는 측면이 있죠. 사실 이번에 유엔의 제재에 관해서 북한 나름대로 세 가지로 대책을 세워서 꼼수를 쓸 것이다. 첫 번째는 아마 자체조달을 할 것이다. 해외기술자를 데려와서 이번에 중국이 항공유, 기름수출을 차단했는데 기술자를 데려와서 항공유를 정제한다든가 또 민간무역으로 속여서 생계를 위장하는, 그래서 군이 결국은 이득을 챙기고 또 금융제재에 관해서는 조세피난처를 만든다든가, 등등 대책을 세워서 이런 제재를 빠져나가는 대책도 세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홍지명] 그렇군요. 아직까지는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 한·미 훈련에 대해서만 무슨 타격대상이 청와대니 미국이니, 이렇게 위협수위를 높이고 있는데 이제 대북제재 결의안이 공식 채택되고 난 이후에 북한이 어떤 식으로 반응해 올 것인가, 어떻게 전망해볼 수 있겠습니까?
[남성욱] 일단은 과거 패턴하고는 조금 다릅니다. 과거에는 2006년, 09년, 13년에 세 차례에는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먼저 하고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미사일발사 후에 제재가 채택되면 반발로 핵실험을 했는데, 이번에는 순서를 바꿔서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발사를 했기 때문에 바로 안보리 결의에 대해서 어떤 핵실험이라든가 새로운 미사일발사로 대응하기는 좀 어렵고요. 북한입장에서는 결국 북·중을 상대로 한 하나의 외교전, 이 외교전 안에는 평화협정 논의도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결국은 이제 한반도 쪽에서 일종의 국지적인 도발국면을 통해서 긴장과 대화를 채택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제재를, 한 마디로 힘 빼기 작전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홍지명] 그렇군요. 이번 제재안이 실효를 거두려면 아무래도 역시 중국의 협조가 중요한데 전례 없이 강력한 제재에 동의하기도 했고 우다웨이 6자회담 수석대표도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에서 전면적으로 대북제재 결의안을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는데, 중국의 입장이 좀 변화하고 있다고 봐도 되겠습니까?
[남성욱] 일단 우다웨이 한반도 특사가 5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장장 4박 5일이나 서울에 체류하기 때문에 역대 최강이죠. 와서 무엇을 할 것이냐? 저도 3월 2일 저녁만찬에 초청을 받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우다웨이 입장에서는 한반도 정세에 중국의 입김을 강하게 넣어야 된다, 어제 황준국 우리 대사와 총론 입장에서는 안보리 대북제재 전면 이행의사는 밝혔습니다만 많은 전문가들과 각계 인사를 만나는 과정에서 중국의 입장에서의 평화협정 카드를 내놓지 않겠나, 그래서 중국은 전면적인 이행의지를 하되 북한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평화협정 카드다. 그래서 결국은 이 4박 5일 동안 한국 내에 그런 여론을 조성할 것이기 때문에 이 중국 측의 입장이 하나의 터닝 포인트가 되는 것이 우다웨이의 방한이라고 지금 현재 예상하고 있습니다.
[홍지명] 평화협정에 대해서는 우리 대한민국과 미국, 중국, 북한이 서로 셈법이 다른 것 아닙니까? 이건 어떻게들 봐야 됩니까?
[남성욱] 예, 각자 머릿속의 시나리오가 다르죠. 일단 중국과 북한의 입장은 선 평화협정, 후 비핵화이고 한국과 미국은 선 비핵화, 후 평화협정이죠. 사실 평화협정은 지난 1974년 북한이 미국에게 제안한 이래로 끈질기게 내놓은 카드죠. 그래서 지난 2005년에 9.19 공동성명에서는 이 비핵화와 함께 동시에 별도의 평화체제포럼을 통해서 평화협정 논의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핵실험 이후에 12월 29일 경에 북한과 미국이 비하인드 스토리로, 즉 배경에서 평화협정 논의를 했다는 월스트리트의 저널보도가 나오면서 지금 평화협정이 다시 비핵화와 양대 화두가 돼있는데요. 일단 존 케리 국무장관도 얘기를 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를 협의하면 궁극적으로 평화협정이 될 수 있다, 과연 시간차가 어느 정도냐, 결국은 북·중 양국은 시간차가 거의 동시고 한국과 미국은 시간차가 상당히 있다는 측면이기 때문에 이 시간차를 좁히는 것에서 외교적인 서로의 각축전이 굉장히 전개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홍지명]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협정에는 사실 주한미군 철수라든지 국가보안법 폐지 같은 주장이 그냥 따라붙게 되는데, 마치 부록처럼 따라붙게 되는데, 이게 비핵화만 조건으로 내걸고 평화협정을 맺어준다는 게 좀 위험하지 않습니까?
[남성욱] 한·미 양국의 취약점이 바로 그 부분입니다. 북한의 셈법의 최종 목적지는 북·미 양국의 외교정상화고요.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면 주한민군을 주둔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북한의 주장이죠. 이런 평양과 워싱턴의 동상이몽이 상당부분 외교전으로 좁혀지고 있는 느낌도 있습니다만, 한·미 양국 입장에서는 하여튼 북한의 비핵화가 확실하게 선행된 다음에 다음 문제를 논의하자는 주장이기 때문에 이 문제가 쉽게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홍지명] 그리고 사드배치 논의와 관련해서 미국 쪽에 미묘한 입장변화가 감지된다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절차상 다소 늦어지고 있을 뿐이다, 이런 얘기도 나오던데 지난번에 중국 외교부장이 미국 가서 회담한 이후에 뭔가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는 게 있는 겁니까?
[남성욱] 네,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죠. 일단 왕위 외교부장관이 존 케리 장관과 워싱턴에서 협상을 하는 과정에 오바마 대통령까지 전격 협상장에 나타나서 협상을 격려했다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요. 일단 저희가 외교적인 비하인드 스토리를 노골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미국입장에서는 제재에 동참하라, 그러면 사드배치는 좀 유예할 수 있다, 중국입장에서는 명분에서 대북제재보다는 그들 입장에서는 사드배치가 더 관심사이거든요? 중국입장에서는 이 사드는 미·중 간의 문제로 보죠. 일단 사드배치를 유예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대북제재에 전면적 동참을 하겠다, 이런 것이 강대국 간에 사실 뒤에서의 이면합의설로 나오고 있죠. 그래서 최근 지난주에 사실 한·미 양국의 사드배치를 위한 협상을 시작하는 MOU를 체결하고 있는데 그것이 국방부에서 늦어지고 있다는 발표가 나왔고요. 대니얼 러셀 미 차관보도 이 문제에 관해서 유연하다고 할까요, 아니면 과거입장보다는 후퇴하는 발언을 했고 미태평양사령관도 갑자기 뒤로 한 발짝 물러서는 말씀들이 나와서, 이게 워싱턴에서 우리가 모르는 외교문서에 담기지 않는 합의가 있지 않겠느냐, 이 문제도 이번 주가 하나의 획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남북관계는 경색되고 주위 4강들은 자신들의 국가이익에 따라 움직이고,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외교도 우리의 국가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아주 민감하고 섬세하고 세련되고 움직여야 될 텐데, 향후 외교에서 어떤 점이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남성욱] 미국 속담을 꺼내선 안 되지만 악마는 디테일, 세부사항에 있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결국은 일단 유엔안보리 제재안이 이번 주에 나오면 그것을 전격 이행하는 데 있어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되겠고요. 결국은 또 한·중 양국의 관계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지금 사드배치로 인해서 추궈홍 대사의 발언이 우리를 굉장히 자극했는데, 한중관계를 냉정하게 이끌면서 결국은 중국의 협력을 다시 복원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사드배치에 관해서 미국의 입장을 정확하게 파악을 해서 이 문제에 관한 우리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정리하는, 그래서 우리가 외교적으로 강대국들의 틈을 정확하게 파고들어서 우리의 목소리를 낼 때 우리의 안도 아마 수용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정부 외교당국자들의 한층 더 높은 열정과 세부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홍지명] 오늘 도움 말씀 감사합니다.
[남성욱]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고려대 북한학과의 남성욱 교수였습니다.
